여성의 사계
손발이 유독 찬 편인가요? 수족냉증과 난임, 한방에서 살펴보는 이유
손발이 차다고 임신이 어려운 것은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냉증과 함께 나타나는 몸의 변화입니다.
이번 주에도 임신을 준비하고자 친정어머니 손을 잡고 내원한 30대 초반 여성분에게서 이런 질문을 받았습니다.
원장님, 저 요즘 손발이 유독 차가운데… 이것도 임신 준비랑 상관이 있을까요?
산부인과 검사에서는 특별한 이상 소견이 없었지만, 사계절 내내 손발이 시리고 아랫배도 유난히 차다고 하셨습니다.
난임 환자를 진료하다 보면 이처럼 “손발이 찬 것도 임신과 관련이 있나요?”라고 묻는 분들을 종종 만나게 됩니다.
먼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손발이 차다고 해서 임신이 어렵거나 난임이라는 뜻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다만 냉증과 함께 생리주기 변화나 생리통, 피로, 수면 문제 등이 반복된다면 임신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현재 몸 상태를 함께 살펴볼 필요는 있습니다.
손발이 차면 임신이 어려운 걸까요?
현대의학적으로 수족냉증 자체를 난임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보지는 않습니다.
임신 가능성은 여성의 연령과 배란 상태, 난소예비력, 난관과 자궁 상태, 남성의 가임력 등 여러 요인의 영향을 받습니다.
따라서 손발이 차다는 이유만으로 “자궁이 차서 임신이 안 된다”고 단정해서는 안 됩니다.
하지만 실제 진료에서는 냉증만 단독으로 나타나는 경우보다 생리불순이나 생리통, 심한 피로, 수면 문제, 소화불량 등 다른 불편이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수족냉증이 있는 난임 환자를 진료할 때 ‘손발이 얼마나 찬가’만 보지 않고 ‘어떤 증상이 함께 나타나는가’를 더 중요하게 살펴봅니다.
한의학에서는 왜 냉증을 함께 살펴볼까요?
한의학에서는 오래전부터 손발이나 아랫배가 쉽게 차고 추위를 많이 타는 양상을 몸의 전반적인 상태를 판단하는 하나의 단서로 살펴왔습니다.
특히 임신을 준비하는 여성에서는 월경주기와 월경량, 생리통, 배란 상태뿐 아니라 수면, 피로, 소화, 스트레스, 냉증 등을 함께 확인합니다.
전통적으로는 이러한 냉증 양상을 ‘궁한(宮寒)’ 등의 개념으로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다만 궁한은 현대의학에서 사용하는 난임 진단명이 아니며, 수족냉증이 곧 자궁의 온도가 낮다는 의미도 아닙니다.
한의학적 진료에서는 하나의 증상만으로 원인을 결정하기보다 여러 증상과 진찰 결과를 종합하여 현재 몸의 상태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진료에서는 냉증을 어떻게 살펴볼까요?
진료실에서는 먼저 이야기를 충분히 듣습니다.
손발은 언제부터 차가웠는지, 계절에 따라 달라지는지, 아랫배도 함께 찬지 확인합니다.
그리고 생리주기와 생리통, 배란 상태, 수면, 피로, 소화, 스트레스 등 임신 준비와 함께 살펴볼 부분을 확인합니다.
기존 산부인과 검사에서 확인된 AMH나 호르몬 검사 결과, 자궁근종·난소낭종 등의 동반 질환이 있다면 이러한 정보도 함께 참고합니다.
한의학적으로는 맥진·설진·복진·망진 등을 통해 개인의 상태를 살펴봅니다.
필요한 경우 적외선 체열검사(DITI)를 통해 신체 표면의 체열 분포를 확인하고, 자율신경검사를 통해 스트레스와 자율신경계 반응 등을 참고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검사로 난임의 원인을 진단하거나 임신 가능성을 판단하는 것은 아닙니다.
체열검사와 자율신경검사는 현재 몸의 상태를 여러 각도에서 이해하고 진료 방향을 정할 때 참고하는 보조자료로 활용합니다.
그렇다면 냉증은 어떻게 관리하면 좋을까요?
임신을 준비한다고 해서 몸을 무조건 뜨겁게 만들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특히 “자궁을 따뜻하게 해야 임신이 잘 된다”는 생각으로 지나치게 뜨거운 찜질이나 검증되지 않은 방법에 의존할 필요는 없습니다.
평소에는 다음과 같은 기본적인 생활습관부터 관리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추운 환경에서 손발과 아랫배를 지나치게 차갑게 두지 않기
걷기 등 무리하지 않는 범위에서 규칙적으로 운동하기
장시간 같은 자세로 앉아 있는 시간을 줄이기
충분한 수면과 규칙적인 식사 유지하기
과로와 스트레스가 지속되지 않도록 생활 리듬 관리하기
이러한 생활관리만으로 임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임신을 준비하는 동안 자신의 전반적인 건강 상태를 관리한다는 점에서는 충분히 의미가 있습니다.
손발이 찬 증상 하나만으로 임신 가능성을 판단하지 않습니다
손발이 차다고 해서 임신이 어렵다는 뜻은 아닙니다.
하지만 수족냉증과 함께 생리주기가 불규칙하거나 생리통이 심하고, 피로와 수면 문제 등 여러 변화가 반복되고 있다면 단순히 “원래 손발이 찬 체질이에요”라고 넘기기보다 현재 몸 상태를 한번 살펴보는 것도 좋습니다.
20여 년 동안 여성질환과 난임 환자를 진료하면서 제가 중요하게 생각해 온 것도 검사 수치나 증상 하나만으로 환자의 상태를 판단하지 않는 것입니다.
임신은 연령, 난소기능, 배란, 자궁과 난관의 상태, 남성 요인뿐 아니라 여러 건강 상태를 함께 고려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강남 교대역 나음누리한의원 서초본원에서도 기존 산부인과 검사 결과와 현재의 증상, 생활 상태, 한의학적 진찰과 필요한 보조검사를 함께 살펴 개인의 상태에 맞는 진료 방향을 정하고 있습니다.
수족냉증만이 난임의 답이 아닙니다.
다만 몸이 평소와 다르게 보내고 있는 여러 변화 가운데 하나라면, 다른 증상과 함께 차분히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임신을 준비하는 과정에서도 숫자나 증상 하나에 너무 불안해하기보다, 지금 내 몸의 상태를 제대로 이해하는 것부터 시작해 보시길 바랍니다.
글·진료 | 서정욱 한의사
강남 교대역 나음누리한의원 서초본원 대표원장 (수족냉증, 여성냉증, 난임, 임신준비, 여성질환)
참고자료
American Society for Reproductive Medicine(ASRM), Fertility evaluation of infertile women: a committee opinion
여성 냉증 및 한의학적 변증과 관련된 국내 한의학 학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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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글은 일반적인 건강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내용입니다. 수족냉증의 원인은 다양하며 개인의 증상과 임신 관련 상태, 진료 및 치료 방향은 의료진의 평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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